사라지는 모든 것들에 대한 위로들

지나간 것은 잊혀지는 마음으로, 다가올 것은 스쳐가는 마음으로

- Philosophy

내일

굴레를 벗어나 2023. 1. 6. 14:04
피말리는 임용고시 2차가 오늘 있었다. 그와 동시에 사립 채용도 진행중이다. 어느 동료 샘으로부터 '자소서'를 좀 살펴봐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래저래 첨삭을 해주고 나니, 글 잘 쓴다는 헛소문(?)이 입과 입을 타고 절박한 다른 이에게 전해졌다. 덩달아 다른 샘에게서도 '자소서'를 살펴봐달라는 청탁 아닌 청탁이 들어온다. 그들의 사정이 절박해서 그들의 글이 질박했고, 엉클어진 그들의 자소서를 읽는 나의 마음도 고박한 씀씀이에 곡진해졌다.
자동차 오토슬라이드 고장이 났으나 부품이 없어서 2달 내내 말썽이었던 차에 , 드디어 부품이 왔다는 연락을 받고 조퇴를 했다. 정비기사님이 차를 아껴서 부드럽게 사용하라는 당부를 한다. 하나 둘씩 아픈 곳이 차츰 드러나는 자동차로 인해 어두워져 가는 내 마음의 기색이 들킬세라 감사하다는 의례적인 인사로 서둘러 자리를 매조지었다.
아무도 없는 집으로 돌아와, 귀찮은 저녁식사는 건너 뛰고 잭 다니얼과 탄산수로 '하이볼'을 털어 넣었다. 곧이어 뭉클해지는 감정과 무거운 어둠이 나의 눈 앞을 뒤채며 달려 들었다. 서늘해져서 쓸쓸했고, 쓸쓸해서 고요해졌다. 몸을 뉘일 소파에는 부드러운 감촉이 있어서 위로가 되었다.내일이 오면, 오늘이 가는 구나.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