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모든 것들에 대한 위로들

지나간 것은 잊혀지는 마음으로, 다가올 것은 스쳐가는 마음으로

- Photograpy

노을

굴레를 벗어나 2022. 1. 19. 22:15

노을이 처연한 이유에 대하여 이과 출신은 이렇게 답할 게다. 빛의 산란과 주파수(파장)별 특성 때문이라고. 태양의 고도가 낮아지면 빛이 대기층을 지나면서 짧은  진동수(파장)을 가진 붉은 색은 산란이 적게 일어나고, 높은 진동수(파장)을 가진 파란 색은 더 많은 산란이 일어나 사라진다. 그러나, 단순히 파장의 짧고 긴 것으로는 이렇게 오묘한 빛깔을 수 놓지는 못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의외로 '대기층의 먼지'이다. 먼지가 너무 많으면 하늘이 탁해 보이고, 먼지가 너무 적으면 산란이 크게 일어나지 않아 빛은 그저 단조로워진다. 대기 하나 먼지 하나 없는 우주에서는 오로지 암흑 뿐이다. 그래서, 멋진 노을의 역설이지만 적절한 먼지가 대기층에 있어야 슬퍼서 눈물이 나올 것 같은 노을이 완성이 된다.

넘어져 무릎 까진 상처 하나 없는 인생이 저런 노을을 완성할리가 없을게다. 그래서, 뒤돌아 보면 상처로 점철된 내 인생이 다채로워 소중했다. 차가워서 아팠고, 뜨거워서 감동이었다. 쓰다듬으며 지나가는 짙은 구름 그늘의 서늘함도 감사했다.

지나가는 시간의 노을을 딸들과 함께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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