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한 생의 한 가운데서 나의 삶이 평탄하기를 바라는 것 그 자체가 부조리한 것임을 그럴 듯하게 느끼게 될 즈음이었다. 나의 귀에는 '고요'가 악다구니치다 지쳐 '고요'해지다가, '고요'로서 '고요'를 깨뜨린 순간 그 '고요'는 순식간에 들고 일어나 맹렬한 기세로 나의 시야를 가로 막고 가슴을 출렁거리게 했다. 그 '고요' 때문에 나의 심장은 잠시도 '고요'할 겨를이 없었다. 수많은 의문을 속으로 밀어 넣으며 견디기가 평생의 짐이었다. 청각장애를 가진 삶이란, 마치 삭막하고 황량한 사막의 밤 하늘 외로이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며 부유하듯이 고독하게 건너는 낙타의 심정이랄까. 체화할 수 없는 '분노'와 '체념'이 달음박질 하듯 연이어서 나타나고 사그라지기를, 수미산에 쌓인 돌멩이 수만큼 반복하니 그 흔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