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때를 제외하고는 평생을 착용했으니 어쩌면 거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나의 '보청기'에 대해 글을 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살짝 기록을 남겨 본다. 5살 나이 때 동산 병원에 가서 청력 검사를 했었다. 특이하게 생긴 인형과 평범한 장난감이 들어 있는 사방이 막힌 방에 나를 데려다 놓더니, 그 중에 자동차 장난감을 내 손에 쥐어 주고는 밖에 나갔다. 창문 밖에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나를 지켜 보고 있었는데, 그 때 어떤 표정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았다. 다시 장난감을 가지고 한참 신나게 놀고 있다가, 어떤 묘한 느낌에 다시 창문을 바라보니 아버지는 사라지고, 어머님만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 당시 내가 받았던 청력 검사가 '시각강화청력검사' 였음을 알게 된 것은 한참 세월이 흘러 특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