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TV 토론 과정에서 촉발된 수어통역사들의 오역 내지 자질에 대한 일련의 지적은 수어뿐만 아닌 모든 언어의 통번역 과정에서 직역이냐 의역이냐라는 대립구조의 논의의 틀에서 문제의 핵심을 비껴가는 잘못된 문제 설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어통역을 할 때 맞닥뜨리는 근본적인 문제의 핵심은 단순한 '한국어'에서 '한국 수어'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동등한 대칭적인 관계가 아니라, '그 언어를 통해서 말해진 것'이라는 부분에 주목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물론, 수어통역사의 기본 자질-무의미한 습관적 수어 사용 등-는 반드시 짚어야 할 문제라는 것은 동의합니다) 즉, '한국어'라는 순수한 언어를 둘러싸고 있는 언어 사회적 헤게모니를 '어떤 방법으로 그와 다른 구조와 특성을 가지는 한국 수어를 통해 말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