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수석 부위원장 배성규입니다. 다들 알다시피 장차법 제11조에서는 사용자는 장애인이 해당 직무를 수행할 때 장애인이 아닌 사람과 동등한 근로조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여야 한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장애인교원에 대하여 서울시교육청과 각시도교육청, 더 나아가 교육부를 비롯하여 정부는 헌법과 관련 법령에 근거한/ 국민의 명령을 성실히 수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이 장애인교원들의 정당한 편의를 제공받을 권리를 박탈한 것은 법을 무시하는 중대한 사건입니다.
현재, 학교 현장에서는 경악할만한 비인간적인 사건이 장애인 교원들의 수많은 고충 상담을 통해서 낱낱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작년 어느 지체장애인 교원은 업무상의 배제로 자살 충동 및 우울증 약을 먹고 있다고 눈물을 흘리며 우리 장교조를 통해 상담을 요청했던 적이 있습니다.
또한, 시각장애인 교원을 지원해야 할 업무 지원인력이 점심때 식사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바람에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 교원이 손으로 더듬 거리며 뜨거운 반찬을 식판에 담아야 했던 사건도 있었습니다. 시각장애 교원을 위한 안내견이 위험하니까 학교 교문으로 들어오지 말라는 몰상식한 학교 관리자도 있었습니다. 청각장애인교원을 위한 수어 및 문자 통역 지원이 없어서 교직원 회의에 늘 배제당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여태껏 서울시교육청의 장애인 교원을 위한 지원 제도가 허술한 탓입니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내/ 장애인 교원 지원 정책과 고충을 처리할 전담 기구조차 없고, 중증 장애와 특정 장애 유형의 교원에게만 지원이 편중되는 등의 문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교육청은 기존 업무지원인 제도를 개선하기보다는 장애인고용공단의 근로지원인력제도에 기대어 장차법 11조의 책무로부터 벗어나려는 미봉책으로 급급하고 있습니다. 장애인고용공단의 근로지원인력제도는 교육현장에 근무하는 장애인 교원을 지원하기에는 많은 부분에서 사전 조율과 개선이 필요한 제도입니다.
첫째. 나이스로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수시로 다뤄야 하는 교육 현장에서 장애인고용공단의 근로지원인력은 교육적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장애 학생에게 응급치료 행위를 하여야 할 때 근로지원인력이 이 상황에서 대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책임 소재는 어디까지 부여할 것인지 서울시교육청에서는 매뉴얼을 고민해본 적이라도 있습니까? '교육 현장'에 대해 전혀 이해가 없을 근로지원인력에 대해 교육청은 '성폭력, 성회롱, 아동폭력 예방 교육' 등의 연수실시에 대해 고민해본 적 있습니까?
둘째, 청각장애인 교원을 위한 전문 인력인 문자통역사를 파견하기 위해서는 높은 시급을 제공하여야 합니다. 장애인고용공단에서의 근로지원인력의 수당은 문자통역사의 전문인력에 대한 일반적인 수당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문자통역사를 파견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전문 지원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고용공단과 서울시교육청이 이 함께 시급 문제를 고민을 하여야 하는데, 전혀 이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셋째, 근로지원인 제도를 이용할 경우 장애인 교원이 자기부담금 연간 몇십만원을 내야 하고, 또한 별도로 청각장애교원은 문자통역을 쉐어타이핑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지원받으려면 소프트웨어 이용료를 연간 70만원 이상을 또 자부담하여야 합니다. 장애인 교원의 고용측인 서울시교육청이 이를 지원하여야 하는데, 이에 대해 아무런 대책조차 없습니다.
넷째. 점심시간조차 학생들 교육을 위한 근무시간으로 인정되는 교원의 업무에 비해 점심시간을 휴식 시간으로 줘야 하는 근로지원인 제도는 전혀 맞지 않습니다. 이를 테면 시각장애인 교원은 점심 시간에 아무런 도움없이 본인 식사와 학생들 식사지도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장애인 교원의 사용자인 서울시교육청은 정당한 편의 제공에 대한 책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책무를 모두 고용노동부에 다 떠넘긴 체 수수방관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장애인 교원에 대한 지원과 고충 처리에 대해 그 어떠한 일도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근로지원인 제도는 일반 사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장애인 근로자에게 꼭 필요한 제도입니다. 그러나, 이 제도를 도입하려면 실질적으로 장애인 교원에게 정당한 편의 제공이 될 수 있도록 교육 현장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여 수정하고 개선하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과 장애인 교원은 수시로 논의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통보로만 일관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에게 엄중히 요구합니다. 장애인 교원의 장애 유형별, 장애 정도별, 초, 중, 고, 특수 등 교육과정별 근무 형태를 고려하여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편의 제공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장애인 교원 각자에게 타당하고 정당한 편의제공을 합당한 방식으로 개선되어야 합니다.
이솝우화처럼 여우에게 호리병에 담긴 음식을, 두루미에게 넓적 접시에 담긴 음식을 강요하는 것처럼, 교육 현장에서 장애인 교원의 업무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근로지원인 제도를 장애인교원에게 강요하지 말기를 강력히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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