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수단이 발달하면서 실시간 대면이 가능한 우리 시대에서는 글이 사라지고 말이 득세하게 된다. 여기서 읽은 책과 쓴 글이 말로 쏟아지지 않는 일부 우리들은 영원히 불화를 겪을 수 밖에 없다. 내가 써온 글만큼만 나의 언변이 뒤따라와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은 언제나 사막의 신기루였다. 얼마 전 페친이 쓴 글에서도 나와 비슷한 고충이 묻어나왔다. 집단적 발화 장면에서 왜 나는 후달리는 말빨(?) 때문에 심적 부담이 큰 걸까. 사람 개체마다 다른 개인 성격 또는 자질 차이 때문이라고 넘겨짚기에는 설명이 한참 부족하다. 우리 사회에서 말을 잘한다는 것에 대한 선망과 동시에 씻을 수 없는 나의 콤플렉스는 어쩌면 필연적인 요소인걸까. 청인들과 많이 부대껴서 생활할 수밖에 없는 나는 나의 장애와는 별개로 '화려한..